거실에 TV를 두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제가 아이에게 영상을 아예 안 보여주진 않지만, TV가 거실에 있으면 계속 영상을 보여달라고 주장할 수도 있고, 그것보다는 아이의 상상을 도와주는 무언가를 놓고 싶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TV보다는 멋진 그림이 걸려있는 집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림 속 여자 둘이 엄마와 딸로 보였고, 끝에 강아지는 제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반려견. 마치 저를 위한 그림 같았다. 이 그림처럼 뭔가 당당하고 멋진 여성이 되고, 로아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그림을 걸어놨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시청자들은 '당당하게 아이를 키우는 모습이 멋있다,' '현명한 육아 방법인 것 같다,' 'TV 없는 집은 많이 봤는데 그 자리에 그림을 거는 방법은 상상도 못 했다. 좋은 아이디어 같다,' '우리 집에 그림을 걸어보고 싶다'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여러분도 TV 대신 그림을 걸어보고 싶으신가요? 평균적인 TV 크기를 고려했을 때, 거실에 거는 그림은 40~60호가 적당한데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동시에 인테리어에도 효과적이라면 더욱 좋겠죠? 오늘은 아이와 엄마 모두에게 반응이 좋았던 오픈갤러리 작품 4점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사진 속 그림은 이아영 <달려라 달려> 장지에 채색, 오브제 115x133cm (60호), 2014
첫 번째로 소개할 작품은 이아영 작가의 <달려라 달려>입니다. 동양화를 전공한 이아영 작가는 장지 위에 분채를 사용하여 더없이 사랑스러운 동물들의 모습을 담아내었는데요. 결이 느껴지는 부드러운 털과 초롱초롱 빛나는 눈망울, 현재의 심리 상태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섬세한 표정 등 정교한 묘사는 아이들이 작품에 깊이 몰입할 수 있도록 합니다. 평소 강아지를 좋아하는 분들은 말할 것도 없고 강아지에 별 관심 없던 분들께도 반응이 좋았던 작품입니다.
김보선 작가는 <소풍> 시리즈를 통해 자신이 느낀 행복을 캔버스에 그대로 표현해내는데요. 이런 이유 때문일까요? 김보선 작가의 작품은 따사로운 행복감을 한가득 머금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여름휴가는 물론, 집 근처 카페도 마음 편히 가지 못하는 요즘인데요. <소풍> 작품과 함께 놀러 온 듯한 기분을 내면서 아이와 도란도란 얘기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사진 속 그림은 이흙 <Run !! rabbit !!>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116x91cm (50호), 2010
4~5세는 상상력이 폭발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판타지 요소가 가미된 작품을 보여주면 좋습니다. 위 작품을 예로 들면, 토끼처럼 생긴 구름이 풍선을 타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아이가 스스로 상상하며 이야기를 만들어 보게끔 하는 것인데요. 자연스럽게 말도 느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어느 순간부터 하늘을 올려다볼 여유를 잃어버린 엄마들에게는 일상에 따뜻한 위로와 휴식을 선사하는 그림이기도 하죠.
사진 속 그림은 조규훈 <얼굴을 가린 소녀_꽃> 캔버스에 유채 91x91cm (50호), 2021
TV는 끊임없이 자극적인 요소를 영상으로 보여줍니다. 시청자들은 이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고 단편적으로 받아들여 상상력과 창의력을 점점 잃게 되는 것인데요. 여기 얼굴을 가리고 있는 한 소녀가 있습니다. 이 소녀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요? 소녀의 표정과 감정을 상상하는 동안 아이들의 관점은 '보기'에서 '생각하기'로 자연스럽게 확장됩니다.
단순히 거실에서 TV를 치우는 것보다 아이들에게 새로운 놀거리를 제공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TV 소리로 가득한 거실 대신, 그림을 보며 아이들과 도란도란 나누는 대화 소리로 가득한 거실이 되길 바랍니다.